실의 노래 - 경기도 양평의 소리산 계곡에서
사진 그리고 이야기/산에서 2008/08/25 00:00 기억나는 계곡이 몇 곳 있습니다.
춘천의 청평사 계곡, 서울의 수락산 계곡,
그리고 소백산의 천동계곡이 그런 곳입니다.
모두 물가에 앉아서 흘러가는 물에 발을 담그고 시간을 보냈던 곳입니다.
그런 기억 때문인지
산 가운데서도 내려오다 계곡으로 마무리를 하는 산이 좋습니다.
양평의 소리산에 갔다가 물이 좋은 그런 계곡을 만났습니다.
산을 내려오다 계곡을 만났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산을 내려오다 계곡을 만나면
그 순간 알게 됩니다.
물이 참 맑고 듣기 편안한 목소리를 가졌다는 것을.
급경사를 내려가는 계곡의 물소리는
물이 경사가 완만한 개울을 따라 우르르 떼지어 몰려 내려갈 때와는
소리의 느낌이 좀 다릅니다.
개울의 목소리가 좀 퍼진 느낌이라면
계곡은 소리를 예쁜 그릇에 가지런히 담아서 내놓은 정갈한 느낌이랄까요.
비단결 같은 목소리란 말은
아마도 고운 목소리를
비단결의 고운 감촉에 빗대어 말한 것이었겠지만
실제로 물은 계곡을 내려갈 때면 하얀 실을 빚어냅니다.
계곡의 물은 가파른 높이의 바위를 뛰어내릴 때마다
투명한 자신의 속에서 흰빛의 가는 실을 뽑아
그 실을 밧줄삼아 아래로 걸치고
바위 아래로 내려갑니다.
그때마다 우리 눈엔
계곡에 비단같은 작은 폭포들이 걸립니다.
계곡이 물에서 뽑는 실타래는
좀 중구난방이긴 합니다.
어떤 때는 실타래를 잘 뭉쳐 굵은 줄기로 바위에 걸쳐놓고
또 어떤 때는 다발을 좌우로 갈라
바위 하나를 둥글게 묶어보기도 합니다.
물론 그렇게 다발을 가르는가 싶지만
곧이어 다시 하나로 모읍니다.
뭉쳐놓았던 물의 실타래를
두 갈래로 나누니
마치 바위에 걸어준 목걸이 같기도 하군요.
목을 감싸는 진한 포옹의 감촉이 궁금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타고 내려갈 바위의 높이가
깊다 싶으면 실타래를 길게 뽑아 듭니다.
또 끊어질 듯 이으면서
하얀 실타래를 층층으로 여기저기 짧게짧게 걸쳐놓기도 합니다.
계곡을 내려가는 물은 그렇게
그 투명 속에서 흰빛 실을 뽑아내
그 실로 투명 비단을 짜고,
그 비단을 작은 웅덩이에 잠시 펴놓습니다.
투명 비단이 된 그 물속에 발을 담그면
비단이 발을 휘감았다 풀었다를 반복하고,
그럼 산을 내려온 피로도 함께 풀려나갑니다.
계곡의 물소리는
그러고 보면 실을 뽑을 때 부르는 계곡의 노래일지도 모릅니다.
실의 노래인 셈이지요.
푸른 녹음이 우거진 여름날,
비가 내려 한층 물이 불어난 소리산에선
계곡이 그렇게 투명한 물속에서 흰 실을 뽑으며
빗방울을 뚝뚝 떨구고 있는 나뭇잎의 초록빛을 그 속에 녹여
실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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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노래로 엮은 사랑 연서 - 소백산 천동계곡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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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물가에 앉아서 흘러가는 물에 발을 담그고 시간을 보냈던 곳입니다.
그런 기억 때문인지
산 가운데서도 내려오다 계곡으로 마무리를 하는 산이 좋습니다.
양평의 소리산에 갔다가 물이 좋은 그런 계곡을 만났습니다.
산을 내려오다 계곡을 만났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산을 내려오다 계곡을 만나면
그 순간 알게 됩니다.
물이 참 맑고 듣기 편안한 목소리를 가졌다는 것을.
급경사를 내려가는 계곡의 물소리는
물이 경사가 완만한 개울을 따라 우르르 떼지어 몰려 내려갈 때와는
소리의 느낌이 좀 다릅니다.
개울의 목소리가 좀 퍼진 느낌이라면
계곡은 소리를 예쁜 그릇에 가지런히 담아서 내놓은 정갈한 느낌이랄까요.
비단결 같은 목소리란 말은
아마도 고운 목소리를
비단결의 고운 감촉에 빗대어 말한 것이었겠지만
실제로 물은 계곡을 내려갈 때면 하얀 실을 빚어냅니다.
계곡의 물은 가파른 높이의 바위를 뛰어내릴 때마다
투명한 자신의 속에서 흰빛의 가는 실을 뽑아
그 실을 밧줄삼아 아래로 걸치고
바위 아래로 내려갑니다.
그때마다 우리 눈엔
계곡에 비단같은 작은 폭포들이 걸립니다.
계곡이 물에서 뽑는 실타래는
좀 중구난방이긴 합니다.
어떤 때는 실타래를 잘 뭉쳐 굵은 줄기로 바위에 걸쳐놓고
또 어떤 때는 다발을 좌우로 갈라
바위 하나를 둥글게 묶어보기도 합니다.
물론 그렇게 다발을 가르는가 싶지만
곧이어 다시 하나로 모읍니다.
뭉쳐놓았던 물의 실타래를
두 갈래로 나누니
마치 바위에 걸어준 목걸이 같기도 하군요.
목을 감싸는 진한 포옹의 감촉이 궁금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타고 내려갈 바위의 높이가
깊다 싶으면 실타래를 길게 뽑아 듭니다.
또 끊어질 듯 이으면서
하얀 실타래를 층층으로 여기저기 짧게짧게 걸쳐놓기도 합니다.
계곡을 내려가는 물은 그렇게
그 투명 속에서 흰빛 실을 뽑아내
그 실로 투명 비단을 짜고,
그 비단을 작은 웅덩이에 잠시 펴놓습니다.
투명 비단이 된 그 물속에 발을 담그면
비단이 발을 휘감았다 풀었다를 반복하고,
그럼 산을 내려온 피로도 함께 풀려나갑니다.
계곡의 물소리는
그러고 보면 실을 뽑을 때 부르는 계곡의 노래일지도 모릅니다.
실의 노래인 셈이지요.
푸른 녹음이 우거진 여름날,
비가 내려 한층 물이 불어난 소리산에선
계곡이 그렇게 투명한 물속에서 흰 실을 뽑으며
빗방울을 뚝뚝 떨구고 있는 나뭇잎의 초록빛을 그 속에 녹여
실의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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