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의 기다림
사진 그리고 이야기/사진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2007/10/28 00:00이 가을 누군가 우리를 부르는 느낌이 있어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된다면
그건 바로 어느 산에선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단풍 때문이다.
한여름의 더위를
초록의 바다에 몸 담그고 건넌 단풍잎은
이제는 초록 바다를 나와
맨몸으로 우리 앞에 선다.
그 몸은 붉거나 혹은 샛노랗다.
아니, 형형색색이다.
늦기 전에 그 손짓의 앞에 서야 한다.
너무 늦으면 그 자리에 우리를 기다리다
뻥 뚫려버린 단풍의 텅텅 빈 마음,
휑하니 빈 겨울 가지만 남는다.
겨울의 빈 나무가지가 쓸쓸한 것은
기다림을 낙엽으로 접어야 했던
단풍잎의 아픈 마음 때문이다.
그러니 늦기 전에 그 앞으로 가야 한다.
가을엔 우리 모두 일을 털어버리고,
늦기 전에 산으로 가
단풍잎 앞에 서야 한다.
그러나 오늘도 여전히 난
가끔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마당을 기웃거리곤 하면서
하루 종일 일하고 있다.
올해 겨울산의 나무들이 쓸쓸해 보이면
그건 모두 내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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