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사진 그리고 이야기/사진 두 장 그리고 그 사이에 끼워놓은 이야기 2007/10/29 00:00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7월 12일 서울 인사동 쌈지갤러리에서


난 의자입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텅 비어서 보내죠.
텅빈 나를 채워주는 것은
당신들의 달콤한 휴식입니다.
당신들이 내 품에 앉아 수다떨며 보내는 시간은
내가 당신들로 가득차는 충만의 시간입니다.
난 분명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도
거의 대부분 텅 비어있는 운명인데
당신들이 오고, 그리고 휴식을 취할 때마다
나는 당신들로 그득차곤 합니다.
아마 당신들도 그럴 때가 있을 거예요.
분명히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데
매일매일이 텅빈 것 같은 느낌 말예요.
내가 그렇습니다.
당신들이 오지 않는 날이면
난 분명 자리를 지키고 그 자리에 있는데도
텅 비어있는 운명이 됩니다.
오직 당신들의 휴식만이 나를 채워줍니다.
당신들의 휴식으로 빈자리 없이 빼곡히 나를 채울 때면
그런 날은 나는 말할 수 없이 뿌듯하기까지 합니다.
많은 시간을 텅 비어서 보내는 내게 와서
당신의 휴식으로 나를 채워주는 당신들.
언제나 당신들을 기다리겠습니다.
맘편히 와서 항상 그랬듯이 쉬었다 가세요.
당신은 그냥 아무 생각없이 쉬었다 가지만
당신이 올 때마다 비어있던 내 삶이 그득채워집니다.
아마 자신들의 휴식으로 나를 채울 수 있는 건
세상에 당신들밖에 없을 겁니다.
난 언제나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Photo by Kim Dong Won
2007년 7월 12일 서울 인사동 쌈지갤러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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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orest 2007/10/29 12:04 MODIFY/DELETE REPLY

    먹다 놓고간 음료수 빨대가 나무를 향해 있어서 꼭 나무가 마신 것 같어^^

    여름 사진이라 그런지 좀 추워보이네.
    겨울의자들은 좀 춥겠다.
    따뜻하게 뎁혀줄 그 누군가를 더더욱 기다리겠네^^

    • your tree 2007/10/29 13:02 MODIFY/DELETE

      집에 있을 때는 무지 바쁘더니 바깥에 나가니까 여기 들어올 시간이 나나보네. 기자들 교정보는 중에 쉬시는가 보네.

    • forest 2007/10/29 13:21 MODIFY/DELETE

      아까 외장에 저장하는 동안에 잠깐 휘리릭~ 한바퀴 다 돌았지~^^

    • your tree 2007/10/29 13:29 MODIFY/DELETE

      앗, 그런 거였나.
      12시전에 나간게 아니었구나.
      음료 마신 사람은 위의 사진 보면 누구인지 알 수 있다.

  2. 가을소리 2007/10/29 12:50 MODIFY/DELETE REPLY

    어머나~참 아담하고 예쁜 의자네요.^^
    가운데 나무랑 화초도 심어져있구.
    들어다 우리집 마당에 놓고 쉬고싶어요.ㅋㅋ

    • 동원 2007/10/29 13:04 MODIFY/DELETE

      지금도 있으려나 모르겠네요.
      디스플레이를 워낙 자주 바꾸는 곳이라서...
      저긴 갈 때마다 다르거든요.

  3. daim 2007/10/29 19:30 MODIFY/DELETE REPLY

    재밌네요.
    음료수 마시고 나무가 마신 것 처럼 빨대까지 돌려놓고 간 저 아가씨.
    딱 걸렸어!^^

    • 털보 2007/10/29 19:35 MODIFY/DELETE

      4층 건물이라 내려다 보고 있으면 재미난 장면들이 많아요. 요건 한 2층쯤에서 찍은 거 같아요. 워낙 사진찍는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아마 나도 찍혔을지도... 누군가 나를 찍고 있다는 건 몇번 느꼈는데 그냥 모른 척 내버려 두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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