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 길을 건너다
사진 그리고 이야기/사진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2008/08/17 06:228월 15일 밤에 밤새도록 비가 왔습니다.
경기도 소리산의 산아래쪽에서 빗소리로 귀를 적시며
그 밤을 보냈습니다.
비가 조금 오면 세상을 살짝 적시고 말지만
비가 좀 많이 오면 물들이 한데 모여 물길을 내고
그 길을 따라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8월 16일 아침에 일어나니
물들이 여기저기 길을 내고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 물길중 하나는 도로를 뚝 잘라 물길을 내고
길을 가로질러 건너고 있었습니다.
내려가는 속도에 층이 지는지
물결이 마치 날개를 편 철새들처럼 줄을 섭니다.
발걸음은 길 건너편으로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비 그치고 햇볕나면 슬그머니 지워질 길이라
바쁘게 걸음을 서두르고 있는 듯한 느낌도 납니다.
하지만 종종 차가 다니는 길이라 많이 위험해 보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차들이 지나갈 때마다
물길의 허리를 질끈 밟고 갑니다.
잠시 물길이 끊깁니다.
또 차들의 무게를 감당하기 어려웠는지
차들이 지나갈 때마다 지지직 소리가 납니다.
하지만 물은 끊어진 허리를 곧바로 이어붙여
다시금 물길을 만들어냅니다.
원래는 비가 많이 온 날, 물의 길이었을 그곳을
우리들이 뚝 잘라 우리의 길을 만들었지만
비가 오자 다시 물길이 그 길을 뚝 잘라
그들의 물길로 삼고 끊임없이 길을 건너고 있었습니다.
TAG 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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