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국

사진 그리고 이야기/사진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2010/07/24 00:00
Photo by Kim Dong Won
2010년 7월 13일 경기도 양평의 청계산에서

난 운명이 싫었어.
꽃으로 태어나면
누구나 멍에처럼 뒤집어쓰는 그 운명이.
우리의 운명은 기다림이었지.
세상의 모든 꽃들은 기다려야 했어,
벌과 나비를.
그 기다림의 운명이 싫었던 나는
꽃으로 나를 단장하기 보다
아예 나비를 키우기로 했지.
그래서 나는 꽃과 함께 나비를 키웠어.
내 주변으로 언제나 함께 하는 나의 나비를.
그러니까 나는 나비를 기다리는 운명이 싫어
아예 내 주변으로 나비를 키운 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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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키다링 2010/07/24 01:22 MODIFY/DELETE REPLY

    산수국같은 사람이 되어야겠네요!

    • DW 2010/07/24 08:27 MODIFY/DELETE

      산수국은 가운데가 진짜꽃이고 바깥의 나비 비슷한 꽃은 가짜꽃이라고 하더군요. 사실은 가짜꽃도 나비를 불러들이기 위한 방편이라고 하니 산수국이 키운 가짜꽃도 알고보면 진짜꽃의 절실한 기다림이 만들어낸 셈이예요.

  2. iami 2010/07/24 18:35 MODIFY/DELETE REPLY

    수국은 흔히 봤는데, 이게 산수국인줄은 몰랐네요.
    한두 번 본 적이 있습니다.
    쪼맨한 녀석들이 색깔이 곱네요.

    • 동원 2010/07/24 12:04 MODIFY/DELETE

      저는 사실 꽃은 최근에 겨우 봤어요.
      항상 겨울에 져서 말라비틀어져 있는 산수국을 자주 봤거든요.
      예봉산에서도 겨울에 한번 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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