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선합창단은 2022년 6월 15일 수요일 종로에 있는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열린 자주평화통일대회에 참여하여 노래로 함께 했다. 남북의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 우리의 힘으로 평화와 통일을 이루자고 합의했던 6.15공동선언 발표 22돌을 기념하여 마련된 행사였다. 이소선합창단만 참가한 것은 아니었다. 6.15 시민합창단이 함께하여 평화와 통일의 대합창을 만들어냈다.
행사는 이소선합창단과 6.15시민합창단의 두 합창단이 함께 부른 <철망 앞에서>로 시작되었다. 마치 남북이 6.15공동선언으로 하나 되었던 그 날의 마음이 노래로 재현된 것만 같았다. 노래 속에서 남북을 가로막고 있던 철망이 걷혔다.
하지만 우리는 현실을 알고 있다. 진보 정권 때 잠시 화해와 평화의 길로 들어서던 남북이 보수 정권 때마다 갈등을 앓으며 다시 분열되어 갈라섰다는 것을. 하나되어 <철망 앞에서>를 부른 두 합창단은 잠시 그 현실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노래는 굳건하게 평화를 꿈꾸었다. 이소선합창단이 홀로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를 불러 그 갈등의 순간에도 잊지 않고 평화를 꿈꾸었던 우리의 의지를 노래했다.
행사의 시작도 노래였지만 행사의 마지막도 노래였다. 이번에는 6.15시민합창단이 먼저 무대에 서서 <통일 메들리>를 불렀다. 정권이 바뀌어 현실이 암담하게 변해도 잊고 않고 있는 평화와 통일에 대한 꿈이기도 했다.
마지막 노래는 이소선합창단과 6.15시민합창단이 다시 함께 불렀다. 노래는 <백두에서 한라, 한라에서 백두로> 였다. 6.15 선언 때처럼 다시 한반도는 하나된 해방의 나라였다.
합창은 하나였으나 갈라서야 했고, 갈라섰으나 다시 하나되었다. 노래가 말했다.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평화의 세상이라고. 잠시 그 작은 공간에 평화와 통일이 가득했다. 합창의 노래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세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