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사진 한 장 그리고 이야기 하나
물받이와 빛
원래는 비를 받아한곳으로 모으는 물받이였다.아마도 비오는 날이면요란한 빗소리를 함께 받아내며제법 풍족한 물줄기를 만들어냈을 것이다.그러나 오늘은 용도가 바뀌었다.오늘은 비대신 빛을 받았다.건물과 건물 사이의 […]
눈오는 날과 발자국
눈이 오는 날엔 발자국이우리들을 졸졸 따라다녔다.눈이 진눈깨비일 때는눈을 밟을 때마다 눈이우리의 무게를 안고 녹으며흰빛의 눈을 물에 녹여발자국의 윤곽을 더욱 진하게 그렸다.그때면 우리를 […]
해의 아침 인사
베란다에 나갔더니 아침해가 환하다.아침해가 뜨는 것이세상을 밝히기 위해서 뜨는 것이 아니라안녕, 너의 하루가 환하게 빛나길 바래 하고인사하기 위해 뜨는게 아닌가 싶었다.나도 모르게 […]
제일다방의 이름
지금이야 쇠락한 느낌이 역력하지만한때 제일다방은 정말 다방 이름 그대로강화의 교동에서 제일가는 다방이었을 것이다.때로 세월이 제일을 앗아가고이름만 옛시절을 굳건하게 지킨다.
조금 이르게 켜진 가로등
난 어둠이 짙어지고 나서야 켜지는 가로등보다아직 세상이 훤할 때조금 일찍 켜지는 가로등을 더 좋아한다.그 이른 불빛이마치 저녁을 마중하러 나온누군가의 기다림 같기 때문이다.집으로 […]
빛의 은밀한 잠입
창을 들어온 빛이멀쩡한 계단을 놔누고벽에 딱붙어아무도 모르게 내려오고 있었다.그것은 빛의 은밀한 잠입이었다.빛은 그렇게때로 눈앞에 훤히 보이는데도벽을 타고 아무도 몰래 안으로 잠입한다.내 눈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