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고기의 마법

Photo by Kim Dong Won
2026년 3월 11일 경기도 여주의 신륵사에서

물고기는 얇게 편 쇳조각을 몸으로 가졌다. 형상은 물고기였지만 물을 살지 않고 허공을 살았다. 물이 아니라 바람 속을 살고 있으니 바람고기라고 했다. 바람고기가 허공을 유영하면 위쪽에서 바람종이 땡땡 울렸다. 그 소리가 울리면 그 밑의 세상도 바람 속이었다. 지나는 사람들이 그 순간 지상을 걷는 것이 아니라 바람고기와 함께 바람 속을 유영했다. 걷는 것이 헤엄치는 것이었다. 땡땡 바람종이 울릴 때마다 사람들이 잠깐씩 바람고기가 되어 지상을 유영했다. 바람고기의 마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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