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도시의 가을

Photo by Kim Dong Won
2013년 11월 2일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서

기온이 낮아졌다고 그 온도만으로
이 회색빛 도시에서 가을을 느낄 순 없다.
사실 이 도시의 가을은
오직 은행나무의 색으로만 온다.
은행나무가 잎의 색을 바꾸고 나면
그제서야 도시의 사람들은
낮아진 온도를 가을과 겹칠 수 있다.
그 도시에 비가 내린다.
온도는 한층 낮아진다.
낮아진 기온과 비의 조합은
빗속의 가을을 처량하게 만든다.
하지만 가을은 가을이었다.
잎의 색을 바꾸고
그 비를 다 맞으며 거리에 서 있는
은행나무의 덕이었다.

2 thoughts on “비 내리는 도시의 가을

  1. 은행나무치곤 그리 멋져보이진 않지만 빌딩숲 사이에서 가을색이 돋보이네요.
    그건 그렇고, 작년 오늘도 비가 왔었나 봅니다.^^

    1. 이게 날씨가 비슷한 측면이 있네요. 그치만 오늘은 개는 것 같네요. 삼각대 둘러메고 도봉산이라도 가야 하나 그러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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