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된 가을

Photo by Kim Dong Won
2014년 12월 30일 일본 도쿄의 요요기 공원에서

한국 사람에게 도쿄의 겨울은
겨울 같지 않다.
겨울의 도쿄를 거닐어도
종종 겨울 속의 가을을 만난다.
2014년의 12월 30일엔
하라주쿠의 요요기 공원을 거닐다
겨울 속의 가을을 만났다.
일제히 지상으로 뛰어내린 가을이었다.
아마도 뛰어내리면 별이 되도록 해주겠다고 꼬드긴
검은 아스팔트의 유혹 때문이었으리라.
아스팔트는 밤하늘로 위장을 했을 것이다.
하긴 내 눈엔 떨어진 단풍 모두가 별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아스팔트가 단풍을 속인 것은 아니다.
때로 아스팔트는 고체성 밤하늘이기도 하다.
우리가 인공의 세상을 살 듯,
이젠 도시의 단풍도 인공의 밤하늘에서 반짝이며 별을 꿈꾼다.

2 thoughts on “별이 된 가을

  1. 요요기 공원의 단풍 낙엽은 축소지향의 일본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작은 것이 아름답다고 말해 주는 것 같은데요.^^

    1. 사실 이걸 눈여겨 보는 사람은 저밖에 없었다는. 막 가로등이 켜지는 저녁 무렵이었는데 공원 닫는 시간이라 그런지 출구쪽으로 가기 바쁘더라구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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