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 있을 때면
오리의 걸음은 뒤뚱거린다.
나는 것도 그다지 날렵하지 않다.
하지만 물에 있을 때면
자유는 오리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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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는 지상에서의 보행도 원활했다.
나는 것은 더할 나위없이 자유롭다.
그러나 비둘기는 오리가 가진 그 유영의 자유가 부럽다.
비둘기는 꿈을 꾼다.
배를 지상에 대고.
제 자유에 만족하고,
그것을 마음껏 누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종종 우리는 나 아닌 것을 꿈꾼다.
내겐 그 무엇보다 그런 불가능한 꿈들이 소중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