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낚시

Photo by Kim Dong Won
2019년 12월 1일 서울 홍대입구에서

나뭇가지가 바람을 낚고 있었다. 낚시 바늘과 미끼는 필요 없었다. 가지끝에 걸어놓은 잘마른 나뭇잎 하나로 모든 것이 충분했다. 바람이 낚일 때마다 나뭇잎이 흔들렸다. 가지는 걸려든 바람을 낚아채진 않았다. 가지의 낚시질은 나뭇잎 미끼를 내세워 바람의 흔들림을 즐기는 것이었다. 즐거움이 간간히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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