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노래방에 갔을 때 그 노래를 부른 적이 있다. “별빛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 바람부는 갈대숲을 지나 언제나 나를 언제나 나를 기다리던 너의 아파트”라고 부르는 노래였다. 하지만 노래를 부르면서도 항상 그랬다. 그런 아파트가 어디있어. 별빛이 흐르는 다리에다 바람부는 갈대숲은 도무지 아파트에 어울리질 않는 풍경이었다. 그런데 그렇질 않았다. 하남의 한강변 아파트는 모두가 그랬다. 아파트의 옆으로 산곡천과 덕풍천이 흘렀고, 그 때문에 별빛이 흐르는 다리는 무수히 많았다. 도시에 무슨 별빛이냐고 딴지를 걸 일이 아니다. 밤이 되면 도시는 온통 별의 세상으로 뒤바뀐다. 너의 아파트를 찾아가는 길에서 조밀하게 이어지는 가로등 불빛은 별빛이 되기에 충분했다. 한강변에는 바람부는 갈대숲도 지천이었다. 그런 아파트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런데 있었다. 바로 하남의 한강변 아파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