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8일 이소선합창단의 도심제조노동자 콘서트 연대 공연
서울 청계천 전태일다리(버들다리)
이소선합창단은 2022년 10월 8일 토요일 청계천의 전태일다리에서 도심제조노동자 콘서트에 노래로 함께 했다. <당신과 나>라는 이름 아래 도심에서 노동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이사이 노래를 곁들이는 토크 콘서트이다. 전태일 다리는 전태일이 분신으로 항거했던 부근에 자리한 다리이다. 노동자들을 초대하여 일의 애환과 함께 그들이 노동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싸워온 얘기, 또 지금 어떻게 싸우고 있는지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이소선합창단은 전태일 거리축제에서 노래를 부른 뒤 청계천 거리를 걸어 전태일다리까지 이동했다. 청계천은 이제 노동인권거리로 불리고 있다. 노동자들이 싸워서 이룩한 결과이다. 그 거리를 걸어 노동자와 연대의 길을 간다는 것은 그래서 더욱 뜻있다.
날은 많이 어두워져 있었다. 하지만 콘서트가 열리는 전태일 다리엔 사람들이 모여 초대된 노동자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고, 노래로 함께 하는 출연진에 대해서도 큰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연대는 보는 사람의 마음마저 따뜻하게 해준다.
이소선합창단의 순서는 이 콘서트의 마지막이었다. 합창단은 <영원한 노동자>와 <천리길>을 불렀다. 전태일 다리에서 합창단은 첫노래에 전태일을 담았다. 노래에 담긴 전태일은 그 밤에 천리길을 가뿐히 달렸다. <천리길>을 부를 때 사람들이 핸드폰의 불을 켜서 흔들어주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불빛 하나로 모두 별처럼 반짝였다. 그 별들의 위력은 대단해서 차분하게 얘기가 흐르던 다리 위가 일순간에 콘서트장의 분위기로 바뀌었다.
노래가 끝나자 사람들이 앵콜을 외쳤고 합창단의 사회자 김우진이 한곡이 더 남았다고 말하여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 곡은 의도치 않게 앵콜곡을 겸하게 되었다. 그 곡은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 였다. 뭉쳐서 만들어온 노동자의 오늘에 바치는 존경과 사랑의 노래이기도 했다.
노래가 끝났을 때 객석에서 누군가가 외쳤다. “최고예요!” 그 말은 사실이었다. 무대도 없이 듣는 이와 노래 부르는 이가 나란히 시선을 맞춘 세상이었다. 화려하지 않았으나 그래서 더더욱 좋은 공연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