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의 경배

Photo by Kim Dong Won
2017년 11월 28일 서울 천호동에서

잎은 경배하듯 땅에 엎드렸다. 그리고는 지표면보다 더 낮게 몸을 낮추며 서서히 땅으로 돌아간다. 돌아가선 누군가 뿌린 씨앗이 뿌리를 내릴 때 뿌리를 밧줄처럼 타고 그 씨앗 속으로 들어가 다시 푸른 생명으로 환생한다. 생명은 죽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순환한다. 죽음도 그 순환의 한 부분일 뿐이다. 순환의 고리에선 끝이 없다. 단지 한 과정을 거쳐갈 뿐이다. 느리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그 순환을 햇볕이 눈부셔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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