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과 예언의 노래 – 이소선합창단의 서울민중대회 공연

Photo by Kim Dong Won
2022년 11월 26일 서울민중대회 공연
서울시청 옆 동편 거리

이소선합창단은 2022년 11월 26일 토요일 서울시청 옆 동편 거리에서 열린 서울민중대회에 참가했다. 사람들은 모여서 때로 민중이란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한다. 민중은 단순히 모여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민중이 되면 사람들은 세상의 부당함에 눈뜨고 그 부당한 세상을 바꾸기 위하여 싸우기 시작한다.
그 민중이 모여서 프랭카드를 앞세우고 서울역에서 서울시청까지 행진했다. 프랭카드는 민중이 본 세상을 고스란히 말해준다. 그에 의하면 사람들이 오세훈에게서 본 것은 반노동, 반시민의 불통시정이었고, 윤석열에게서 본 것은 민생, 민주, 평화의 파탄이었다. 민중이 원하는 세상이 아니다. 사람들은 둘다 물러가라고 외쳤다.
민중은 자신들만 눈뜨지 않는다. 그들이 본 세상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사람들을 모아 더 큰 물결을 만든다. 날씨가 많이 가라 앉아 있었다. 가라 앉은 날씨는 집회에 도움이 하나도 되지 않지만 민중이 뜨거운 불길로 일어나면 어떤 날씨도 그 흐름을 막을 수가 없다.
그 흐름이 서울역에서 시작하여 시청으로 오고 있을 때 합창단은 그들을 노래로 맞기 위해 연습을 했다. 연습하는 동안 오후의 햇살이 무대를 파고들었다. 부당한 세상이 아름다울 수는 없다. 부당한 세상은 사람들을 절망에 빠뜨리고 분노하게 만든다. 그러니 그런 세상을 바꾸려는 사람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아름답지 않을 수 없다. 합창단이 연습을 할 때 무대를 엿본 오후의 햇볕이 무대의 사람들을 눈부셔했다. 나는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때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을 햇볕이 눈부시게 알아본다.
이소선합창단은 민중의 집회에 노래를 보탰다. 합창단이 부른 노래는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 였다. 노래는 때로 역사를 통해 검증된 단언이 되며 아울러 우리에게 올 미래에 대한 예언이 된다. 노래는 그렇게 단언와 예언으로 우리에게 올 때가 있다. 그러면 노래는 부르는 것만으로 우리에게 와서 우리의 힘으로 바뀐다. 세상을 바꾸는 힘이다. 노래는 이제 민중의 힘이었다.
마지막 노래는 <민중의 노래>였다. 이소선합창단과 합창단 그날이 함께 불렀다. 단결한 민중들 앞에 단결한 합창단이 있었다. <민중의 노래>가 울려퍼질 때 두 합창단은 노래 속에서 하나였다. 잠시 그곳은 하나된 민중의 세상이었다.
행사가 끝난 뒤 이소선합창단의 대다수는 명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선 오랫동안 세종호텔의 부당해고에 맞서 싸우는 세종호텔 노조의 집회가 있었다. 합창단원 중 일부는 노래 대신 집회 참가자로 다시 명동의 세종호텔 노조 집회에 함께 했다. 자주 노래로 함께 한 노조의 집회이다. 노래는 노래로 민중의 집회에 함께 하고 이어 노조 집회에선 또다른 민중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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