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다낭에 가서 3일을 지냈다. 2월 7일에 도착했고, 2월 9일이 그곳에서의 마지막날이었다. 지내는 3일 동안 매일 스파에 갔다. 스파는 온천이 아니다. 여자들에게서 마사지 서비스를 받는 곳이다. 온천물은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온천물 대신 그곳에서 여자들의 체온을 만났다.
첫째 날의 여자는 내 몸에 자신의 체온을 새겼다. 따뜻한 체온이 손을 타고 들어와 내 몸의 구석구석에 새겨졌다. 나는 여자가 무척이나 섬세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체온을 새기는 여자는 위험하다. 새겨지는 체온은 마음은 흔들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나는 한번도 여자의 얼굴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여자지만 어떻게 생겼는지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따뜻한 그녀의 체온만 내게 선명하게 남았다. 아, 말도 기억난다. 그녀가 내게 가장 많이 한 말은 Are you OK? 였고, 내가 가장 많이 한 말은 I’m OK 였다.
둘째 날의 여자는 달랐다. 그녀는 이런 사이에선 체온에 거리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했다. 따뜻하면서도 거리감의 냉랭함이 있었다. 그 거리 때문에 큰 우려없이 자주 여자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서 있을 때 우리의 시선이 사람을 보는데 여유를 갖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눈이 마주치면 여자가 부끄러움을 탔다. 서구적으로 생긴 미모를 갖고 있었다. 그렇지만 영어는 통하진 않았다.
셋째 날의 여자는 자신의 체온으로 나를 밟고 돌아다녔다. 체온으로 사람을 밟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가장 많이 한 말은 살살이었고, 여자는 그때마다 쏘리라고 말하며 힘을 낮추었다. 그러면 곧바로 체온의 강도가 조절이 되었다.
내 생애에 3일 동안 여자의 체온을 날마다 달리 경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 여자가 가장 위험했다. 오해를 피하기 위하여 밝혀 두자면 어느 곳이나 남자들만 오는 곳은 아니다. 가족이 온 경우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