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꽃이 한창이다. 꽃이 이밥을 연상시켜서 이팝나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밥은 쌀밥이다. 하지만 나는 이 나무의 꽃을 보며 쌀밥을 떠올린 적이 한번도 없었다. 반대로 하얀 쌀밥을 보면 이 꽃이 생각나기는 한다. 이름도 그렇게 지어진 것이 아닐까. 꽃을 보며 쌀밥을 떠올린 것이 아니라 쌀밥을 보며 이 꽃을 떠올린 것이 아닐까. 와, 이 쌀밥, 아까본 그 꽃 같아, 그러면서 그날 꽃을 먹듯 흰 쌀밥을 먹은 것이 아닐까. 그리하여 꽃같이 아름다운 밥을 먹는 민족이 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