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맞춘다는 것

Photo by Kim Dong Won
2017년 7월 18일 우리 아파트 베란다에서

고양이와 눈을 맞춘다. 고양이는 아파트 마당에 있고 나는 8층에 있다. 항상 높이가 맞아야 눈을 맞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높낮이가 달라도 눈을 맞출 수 있으며 눈을 맞추면 우리는 동등해진다. 우리가 눈을 맞추면 바로 그 순간 수직이 수평이 된다. 눈을 맞춘다는 것은 그러므로 수직을 수평으로 바꾸는 행위이다. 서로의 마음을 수평으로 맞추면 어떤 높낮이에서도 눈은 서로를 수평으로 만나게 해준다. 고양이와 나 사이에서, 수직이 수평으로 오간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