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으로 감자 두 알 먹었다. 찐 것은 아니다. 껍질째 씻은 뒤 전자렌지용 용기에 넣고 물을 약간 더한 뒤 10분 돌렸다. 내게는 감자 두 알 들어가기에 딱좋은 전자렌지용 용기가 하나 있다. 10분은 5분 5분으로 나누어 중간에 감자를 한 번 뒤집어 주었다. 나는 입이 까다롭질 않아 찐 거나 전자렌지에서 돌린 것이나 잘 구분을 못한다. 똑같이 맛있다는 소리다.
먹을 때 껍질을 살살 벗겨내면서 먹는다. 감자만 먹은 것은 아니다. 김치가 거들었다. 봉지로 파는 총각김치이다. 한 달에 한 봉지 먹는다. 닭가슴살로 만들었다는 슬라이스햄과 오징어채를 볶은 반찬도 함께 해주었다. 이럴 때 우유가 있으면 좋으나 우유는 떨어지고 말았다. 우유는 한 달에 종이팩 제품으로 네 팩 정도 마시고 있다.
감자 두 알은 내가 좋아하는 식사이다. 처음에는 세 알을 돌렸으나 먹어보니 세 알은 벅찼다. 두 알이 내게 딱 좋다. 먹고 난 뒤 껍질은 베란다의 햇볕 속에 말려 일반 쓰레기로 버린다. 삶이 참 간단하다는 느낌이 든다. 시대의 변화 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