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의 블랙홀

Photo by Kim Dong Won
2014년 9월 16일 서울 천호동에서

분꽃이 진 자리에 연두빛의 푸른 별이 빛난다. 별의 한가운데는 검은 블랙홀이다. 꽃의 한생이 진 것이 아니라 그 끝에서 별로 반짝이는 것이며 블랙홀 속으로 빨려들어가 다음을 기약하는 것이었다. 블랙홀은 한번 끌려들어가면 빛마저 탈출할 수 없으나 분꽃의 블랙홀은 다음 해의 분꽃으로 다시 피어난다. 블랙홀의 운명마저 이기는 분꽃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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