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의 단풍

Photo by Kim Dong Won
2014년 12월 27일 도쿄 니시와세다의 칸센엔 정원에서

노란 단풍 둘, 물속에 떨어져 있었다. 가지 끝에선 바람이 불 때마다 항상 흔들리는 삶이었으나 물밑으로 자리를 잡은 뒤로는 바람이 불어도 흔들림이 없었다. 대신 종종 빛을 안고 물이 흔들렸다. 잠시 물속으로 자리를 잡았던 구름의 그림자도 함께 흔들렸다. 잎의 시절에는 바람에 흔들리면 세상이 소리로 요란했었지만 물은 흔들리면서도 고요했다. 소리없는 흔들림의 세상이었다. 물속에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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