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갔다가 족발 먹고 왔다. 그녀가 딸과 만나 장충동에서 먹었다고 한다. 우리가 그동안 시켜 먹던 동네의 족발보다는 확실이 맛의 수준이 한수 위라고 했다. 장충동 족발 골목이 그냥 있는게 아닌가 보다. 동네에서 우리가 시켜먹는 족발은 항상 천호동의 몽땅족발이었다. 그녀가 먹고 남아서 싸왔는데 주랴고 해서 냉큼 달라고 했다. 간만에 먹어보는 족발이었다.
집에서 모두 함께 살 때는 가끔 족발이나 치킨을 시켜 먹었다. 딸이 독립하고 나도 거처를 따로 구하여 살게 되면서 족발이나 치킨은 혼자선 시켜먹기 부담스러운 음식이 되었다. 아무리 작은 것을 시켜도 혼자서는 감당하기에 양이 너무 벅차기 때문이다. 거처로 배달된 닭강정 한 박스를 냉동실에 넣어놓고 먹었는데 보름 정도는 갔던 기억이다.
고기를 먹었더니 배가 너무 불러서 그녀가 만두를 쪘으니 먹으라고 하는데도 먹지를 못하고 왔다. 집은 언제나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는 곳 같다. 혼자사는 거처는 먹는 것을 소홀하게 만들곤 한다. 대신 등은 전기 장판이 언제든지 따뜻하게 해주고 있다. 거처는 등은 따뜻함으로 채워주나 배는 제대로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