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의 진달래와 봄

Photo by Kim Dong Won
2023년 2월 23일 서울 창경궁 대온실에서

진달래를 만났다. 이 겨울에 어디서 진달래를 만나랴. 온실밖에 도리가 없다. 창경궁 온실에 곱게 피어 있었다. 온실은 누구나 가질 수 없다. 봄이 온다는 것은 바깥에 나가는 것만으로 누구나 온실을 갖는 일이다. 봄엔 세상의 없는 이들도 바깥으로 나서는 것만으로 모두 진달래를 만날 수 있는 온실을 갖는다. 세상 모두에게 온실을 마련해 주려고 봄이 온다. 봄은 공평하다. 사람들이 모두 그 봄을 기다리고 있다. 온실을 가질 수 있고 없고에 따라 사람이 나뉘는 세상이 아니라 모두에게 온실이 주어지는 공평한 계절에 대한 기다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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