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텔레비전이 나오질 않았다. 이상 조짐이 있긴 했다. 시청하는 중간에 화면이 까맣게 암전되었다가는 다시 정상적으로 나오곤 했다. 한 번 암전이 되면 그때부터 암전이 주기적으로 반복되었다. 그때마다 셋톱 박스를 의심하며 이를 껐다가 켰다. 그러면 또 한동안 정상적으로 나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셋톱 박스를 껐다가 켰더니 화면에 계속 신호 없음만 잡히면서 영상이 전혀 나오질 않는다. 서비스 센터에 전화 걸었더니 원격 점검에선 이상없다고 나온다고 했다. 핸드폰의 앱을 켜서 확인했더니 앱에도 정상이라고 나온다. 그래도 안나오니 대책이 없다. 출장 서비스 신청했다. 하루 뒤에나 나온다고 했다. 올림픽 기간이라 텔레비전이 안나오니 좀 답답했다. 며칠전에는 어머니 방의 텔레비전이 안나와서 서비스를 신청했었다. 서비스 기사가 나와선 뒤의 HDMI 선을 뽑았다가 다시 꽂았다. 곧바로 멀쩡하게 나왔다. 매우 황당했다. 서비스 기사가 선을 새 것으로 갈아주고 갔다. 그 생각이 나서 전에 사두었던 HDMI 선을 찾아 선을 바꿔 꽂아 봤다. 잘 나온다. 서비스 신청한 거 취소했다. 윈도 95 시절, 시스템을 깔기 위해 컴퓨터를 들고 용산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 5분만에 깔아주었다. 2만원을 냈던 기억이다. 윈도 95만 깔 수 있어도 먹고 살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보고 있으려니 너무 간단해서 2만원을 허무하게 날린 기분이었다. 그 뒤로 컴퓨터는 거의 서비스를 받지 않고 혼자서 해결했다. 이번에는 서비스 나와서 고치는 걸 눈여겨 봐둔 덕택에 선을 갈아서 텔레비전 문제도 해결했다. 선도 망가지나 싶은데 선이 망가져서 안된 경험이 사실 여러 번 있다. 특히 맥에서 사용하는 미니 디스플레이 연결선이 몇 번 망가져서 새로 산 적이 있다. HDMI 선이 말썽을 부리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선을 바꿔 고치면서 내가 눈썰미는 있는 듯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수도나 냉장고와 같은 다른 건 못고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