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엇인가를 짓고 있다. 서울의 여기저기서 늘상 있는 일이다. 짓고 나면 아득한 높이로 건물이 올라가고 그만큼 하늘이 지워진다. 하늘은 끝없이 넓은 것 같지만 서울에선 그 하늘마저도 지워져 하늘도 자리를 찾지 못할 정도로 좁아진다. 하늘이 좁아지는 것은 사실은 높이를 아득히 올린 건물들이 하늘을 독차지하기 때문이다. 하늘은 누구의 것도 아니지만 서울에선 모두가 고르게 하늘을 갖지 못한다. 낮게 사는 자들에겐 하늘이 지워지고 높이를 가진 자에게는 하늘이 넓게 주어지는 것이 대도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