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꿈꾼 빗방울

폭우가 몹시도 거세게 쏟아지던 날,
카메라를 들고 동네를 쏘다니다가
빗방울에게서 불의 꿈을 보았다.
그것이 가능한 것일까.
왜 물은 물의 존재를 지워버릴지도 모를
정반대의 불을 꿈꾼 것일까.
알 수가 없다.
다만 그저 그 정반대의 세상에
꿈으로 들어앉으면
그게 공존의 이상이 아닐까.
빗방울은 불을 꿈꾸며
공존의 이상을 그려본 것일까.
그 날 내가 불의 꿈을 엿보았던 빗방울은
모두 세 가지였다.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7월 6일 서울 천호동에서

뜨거운 화산 폭발을 꿈꾼 빗방울.

Photo by Kim Dong Won
2012년 7월 6일 서울 천호동에서

산산이 부서져 태양의 빛처럼
세상에 환하게 흩어지고 싶었던 빗방울.

hoto by Kim Dong Won
2012년 7월 6일 서울 천호동에서

불꽃 놀이 한판 벌이며
어두운 하늘에 꽃으로 피었다 지고 싶었던 빗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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