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바위는 커다란 돌덩이가 아니다.
종종 산을 다니다 보면
커다란 바위 앞에서 촛불의 흔적을 볼 수 있고
그 흔적은 어둔 밤이나 새벽녘에 산에 올라
그 불빛 앞에서 두 손을 모았을 누군가를
함께 떠올리게 만든다.
불을 밝히고 손을 모은 사람이
소원을 이루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소원을 빌려면
무엇인가 듬직해야 할 듯 싶고
그 듬직함으로 보면 바위는
소원을 이루든 못하든 손을 모을만 하겠다 싶다.
바위는 듬직함을 가졌고,
그 듬직함이 간혹 사람들이 그 앞에서
소원을 빌게 만드는 힘이 된다.
2 thoughts on “바위의 힘”
바위틈으로 뿌리를 내리면서 자라는 나무 이야기를 하시는 줄 알았어요.^^
토테미즘이긴 하지만, 벌봉 정도면 듬직해서 의지하고픈 마음이 들만 하겠어요.
듬직하다는 말을 오랜만에 들어봤습니다.
이 벌봉은 자주 찾은 것 같아요. 사실 그렇게 큰 바위는 아닌 것 같은데 이곳은 큰 바위가 거의 없다보니 거의 이 앞에서 한참 쉬다가곤 하는 것 같습니다. 갈 때마다 보면 밤샌 흔적이 보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