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를 다녀온 분에게서
예가체프 생두를 한 병 선물로 받았다.
“이걸 어떻게 먹어?”라는 것이
나의 첫반응이었다.
돌아온 대답은
거기선 다들 생두를
후라이팬에 볶아서 곧바로 간 뒤에
커피를 내려 마신다고 했다.
그럼 여기선 일반적인
2, 3일의 숙성 과정이 없냐고 했더니
거긴 그런 것이 없더라고 했다.
그래도 커피 볶는 걸
매우 전문적인 기술로 생각해온 나로선
무척이나 당혹스러웠다.
그렇지만 그것도 그냥 생두에서 기름이 나와
반지르르할 정도로 볶으면 된다고 했다.
하긴 커피 생두도 일종의 콩인데
콩볶는 것은 한번도
전문적인 기술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사실은 콩도 잘 볶아야 맛있다.
너무 설익게 볶으면 비린 내가 나고
너무 볶아서 타면 쓴 맛이 난다.
생각해보니 커피 생두도 똑같을 것 같았다.
마치 에티오피아 현지에서처럼
그녀가 생두를 볶고 곧바로 갈아서
커피를 내렸다.
현지의 사람들은 다 그렇게 마시고 있는 맛,
바로 사실의 맛이었다.
내 입맛엔 아주 잘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