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원래 움직일 수 없는 초점을 가졌다. 누군가 그런 그녀에게 가을 장미 한 송이를 남겼다. 굳은 초점은 초점을 벗어난 것에 눈길을 주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장미는 알고 있었다. 자리를 잘 잡으면 그녀의 초점을 모두 장악할 수 있다는 것을. 그리하여 장미는 그녀의 초점을 모두 장악했다. 그녀는 그때부터 하염없이 꽃만 바라보며 이 가을을 넘길 수밖에 없었다. 누가 남긴 것이든 그녀는 초점을 장악한 장미에게 그녀의 시선을 모두 빼앗겼다.
2 thoughts on “그녀의 가을 장미”
순수하지 않은 저는, 저 장미도 조각 작품이 아닐까 의심하고,
순수한 저는, 그녀의 응시가 결국은 꽃을 피워낸 게 아닌가 생각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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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하지 않은 저는, 저 장미도 조각 작품이 아닐까 의심하고,
순수한 저는, 그녀의 응시가 결국은 꽃을 피워낸 게 아닌가 생각한다는.^^
하염없이 쳐다보자 초여름에 갔던 꽃이 다시 찾아온 것이군요. 미처 생각못한 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