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도쿄에는 아직 전차가 남아 있다.
와세다역과 미노와바시역을 오간다.
한량짜리 열차가 자동차들과 함께 거리를 오가는 장면은
이국의 방문객에겐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이 전철의 노선은 아라카와선이라 불린다.
와세다역에서 전차를 타고
종착역인 미노와바시역까지 갔다 왔다.
요금은 내리고 타는 역에 관계없이
현금으로 내면 170엔이었고,
교통카드를 쓰면 165엔이었다.
전차를 타고 가면 마치 과거의 시대가
그 끝에서 마중을 나올 것만 같았다.
그러나 미노와바시역에서 내렸을 때
그곳의 시대 역시
출발했던 와세다역에서와 똑같이 지금의 현대였다.
동네를 돌아보니 과거가 그 현대의 틈 사이에
여기저기 옹색하게 끼어 있기는 했다.
전차의 이용자는 의외로 많았다.
지하철이나 전철과 달리 상당히 느리게 움직였다.
전차는 아득한 과거의 속도로 현대를 달렸다.
나는 도쿄에서의 어느 하루에
그 과거의 속도에 몸을 싣고 또다른 현대의 시대를 다녀왔다.
속도는 과거였으나
전차에서 내리면 과거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과거의 속도는 남아 있었으나
과거의 세상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2 thoughts on “도쿄에서의 전차 여행”
전차가 다니는 도시 풍경, 이국에서 온 여행객에겐 타 보고 싶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하죠. 170엔이면 거의 지하철 기본요금
비슷할 텐데, 그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는 탑승이었을 것 같습니다.
일단 저렴해서 좋더라구요. 종착역에 어마어마하게 큰 시장도 있어서 그것도 구경거리였습니다. 다음에 여기에 또 가게 되면 이 열차를 타고 다니며 구경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