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의 전차 여행

Photo by Kim Dong Won
2014년 12월 31일 일본 도쿄에서

일본의 도쿄에는 아직 전차가 남아 있다.
와세다역과 미노와바시역을 오간다.
한량짜리 열차가 자동차들과 함께 거리를 오가는 장면은
이국의 방문객에겐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이 전철의 노선은 아라카와선이라 불린다.
와세다역에서 전차를 타고
종착역인 미노와바시역까지 갔다 왔다.
요금은 내리고 타는 역에 관계없이
현금으로 내면 170엔이었고,
교통카드를 쓰면 165엔이었다.
전차를 타고 가면 마치 과거의 시대가
그 끝에서 마중을 나올 것만 같았다.
그러나 미노와바시역에서 내렸을 때
그곳의 시대 역시
출발했던 와세다역에서와 똑같이 지금의 현대였다.
동네를 돌아보니 과거가 그 현대의 틈 사이에
여기저기 옹색하게 끼어 있기는 했다.
전차의 이용자는 의외로 많았다.
지하철이나 전철과 달리 상당히 느리게 움직였다.
전차는 아득한 과거의 속도로 현대를 달렸다.
나는 도쿄에서의 어느 하루에
그 과거의 속도에 몸을 싣고 또다른 현대의 시대를 다녀왔다.
속도는 과거였으나
전차에서 내리면 과거를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과거의 속도는 남아 있었으나
과거의 세상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Photo by Kim Dong Won
2014년 12월 31일 일본 도쿄에서

2 thoughts on “도쿄에서의 전차 여행

  1. 전차가 다니는 도시 풍경, 이국에서 온 여행객에겐 타 보고 싶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하죠. 170엔이면 거의 지하철 기본요금
    비슷할 텐데, 그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는 탑승이었을 것 같습니다.

    1. 일단 저렴해서 좋더라구요. 종착역에 어마어마하게 큰 시장도 있어서 그것도 구경거리였습니다. 다음에 여기에 또 가게 되면 이 열차를 타고 다니며 구경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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