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의 롯데백화점이 서 있는 자리는
원래는 낮으막한 높이의 청량리역이 서 있던 자리였다.
단층으로 기억하고 있다.
내 고향인 영월로 내려가거나
영월에서 서울로 올라와 열차를 내릴 때면
이곳을 이용해야 했기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아 있다.
대학은 역에서 멀지 않은 서울시립대를 다녔다.
학교 다닐 때도 종종 역까지 걸어 내려와서 버스를 타곤 했었다.
청량리역이 버스 종점이어서
그곳에서 버스를 타면 집까지 앉아서 갈 수 있었다.
1시간이 넘는 거리여서 종종 그렇게 했었다.
지금의 청량리역은 롯데 백화점에 자리를 내주고
백화점의 한켠으로 밀려났다.
한켠으로 밀려났다고는 하지만
들어가보면 기억 속의 옛날 청량리역보다는 훨씬 크고 웅장하다.
그런데도 백화점과 비교해보면 왜소해 보인다.
한켠이란 위치 때문에 더더욱 그렇게 보이기도 한다.
내 기억 속의 옛세상에선
떠나고 돌아오는 역이 세상의 중심이었다.
아울러 기억 속의 그 역은 낭만의 다른 이름이기도 했다.
역의 기차가 실어나른 청춘들이
기타를 들고 춘천으로 떠났던 것도
그 역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세상의 중심에서 물러났다.
이제는 팔고 사는 것이 세상의 중심이 되었다.
옛세상의 기억을 가진 사람들에게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지는
청량리역에 가면 가장 확연하다.
2 thoughts on “청량리역과 세상의 변화”
모니터가 가물가물해서인지 이상하게 엿세상이 되고 말았다로 읽혀지는데요.ㅋㅋ
정답을 알고 있는 놀라운 모니터입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