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보고도 모른다.
그러나 할머니는 훤히 알고 계셨다.
벌써 밭에 봄이 한가득이란 것을.
할머니가 씀바귀,
그러니까 강원도 사투리로 속새를 캐낼 때마다
할머니의 손에 이끌려 끊임없이 봄이 올라왔다.
밭의 봄은 씀바귀 뿐만이 아니었다.
밭엔 달래도 있었다.
지나는 길에 말을 나눈 인연을 귀하게 여겨
할머니가 그 밭의 봄을 한가득 챙겨주셨다.
봄과 함께 사람의 순박함도 함께 받았다.
문명에 찌들지 않은 마을을 보러 갔다가
가장 갚진 선물은 할머니께 받았다.
2 thoughts on “할머니의 밭과 봄”
구부리고 앉은 키보다 훨씬 커 보이는 할머니의 굴러다니는 양손 지팡이 겸
손수레에 캐신 봄나물들을 적당히 싣고 집으로 돌아가실 정겨운 풍경이 그려지네요.
옥이랑 같이 다니면 시골에서 사진 찍을 때는 아주 좋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