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배를 곯는 가난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점심 시간이면 물로 배를 채워야 하는 가난이었다고 했다.
시작은 같았으나 길은 방향을 나누어 좌우로 갈라섰다.
좌로 간 이도 성공을 하고,
우로 간 이도 성공을 하여
더 이상 배를 곯는 시간은 살지 않게 되었다.
아니, 이제는 맛난 것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길이 시작되는 곳에선
여전히 배를 곯는 가난이 있었다.
좌로 간 이는 점심 시간에 배곯는 과거는
더 이상 없도록 하자며
다들 돈을 걷어 모두가 함께 먹는 점심을 마련하자고 했다.
물론 돈이 많은 자는 좀더 내자고 했다.
그가 과거를 찾았을 때
점심 자리에선 가난한 이와 그렇지 않은 이가
모두 함께 배를 채울 수 있었다.
우로 간 이도 과거를 찾았다.
그는 자신은 가난에도 불구하고
혼자의 힘으로 악착같이 노력하여
더이상 배고픔은 없는 오늘의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물로 배를 채워야 하는 배고픈 시절을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며 살아가면
모두 자신같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도 점심 자리를 마련했다.
그 점심은 가난한 자들만 골라 따로 마련되었다.
하지만 누가 가난한지 어떻게 알 수 있으랴.
점심을 먹기 전에 가난한 자들은
먼저 자신이 가난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그 자리의 가난은 수치가 되었고,
점심 시간은 가난의 수치심을
한끼의 점심과 바꾸어야 하는 시간이었다.
2 thoughts on “가난의 두 길”
진상, 화상을 자처하는 우상의 꼴불견이 또 어떤 쌩쑈를 벌일지 걱정입니다.
지금으로선 이런데도 다음에 또 뽑을까 그게 가장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