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인어와 결혼했다. 어느 해 여름, 한내의 바닷가에서 잠시 겁없이 바다를 나온 그 인어를 만났다. 인어는 바다를 버리고 나를 따라 나섰다. 우리는 결혼했다. 결혼하고 한동안 나는 절대로 바다에 가지 않았다. 그녀는 바닷가 그 시절의 날렵하던 몸매를 모두 잃고 뚱뚱해졌으며, 자유롭던 그녀의 유영법도 모두 잊었다. 그 즈음에 나는 드디어 안심하고 그녀와 함께 다시 바다를 찾았다. 이제 바다는 그저 그리움의 옛기억일 뿐,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곳이었다. 나는 그 뒤에도 그녀와 함께 자주 바다를 찾았다. 더 이상 바닷가에서 그녀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은 없었다. 다만 이제는 그만 안심하고 싶은데 이제는 지나치게 안심이 되어가고 있다.
2 thoughts on “인어와 바다”
너무 안심하지 마시고 초심을 견지하시길.ㅋㅋ
초심을 견지하기 위해 수영장은 얼씬 거리지도 못하게 해야겠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