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사이의 저녁 엽서

Photo by Kim Dong Won
2015년 10월 13일 경기도 마천동의 남한산성 자락에서
 

어두워진 산길을 내려오다
잠시 아픈 다리를 쉰다.
앞은 온통 까맣게 어둠을 걸친
촘촘한 나뭇잎들이다.
하지만 그 사이로 저녁이 남겨놓고 간
노을빛이 엷게 비친다.
문틈에 끼워놓듯
잎들 사이로 끼워놓고 간
저녁 엽서이다.
늦은 걸음이 때로
어둠이 찾아든 밤의 숲속에서
저녁의 엽서를 챙긴다.

2 thoughts on “나뭇잎 사이의 저녁 엽서

  1. 탁 트인 바닷가나 도로변 또는 베란다에서 바라보는 노을만큼은 아니어도
    나름 운치가 있네요. 저는 거꾸로 새벽녘에 나뭇잎들 사이로 해가 떠오르는 기미에 발걸음을 부지런히 옮겨 탁 트인 데서 바라보려다가 놓친 경우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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