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맥주

일본 맥주
Photo by Kim Dong Won
2016년 3월 24일 일본의 카마쿠라에서

우리는 어딜 가면 항상 그곳의 막걸리가 있다. 가령 경기도 양평 쪽으로 나가면 그곳에선 지평막걸리를 마실 수 있다. 멀리 강원도 정선으로 걸음하면 아우라지옥수수막걸리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맥주는 어딜 가나 똑같다. 요즘은 수제 맥주를 파는 맥주집이 있긴 하지만 일반 유통은 되지 않고 그냥 그 술집을 찾아가야 한다.
일본에 갔더니 지역마다 그곳 고유의 맥주가 있었다. 카마쿠라에 갔을 때 해변의 마트에 들어갔다가 그곳의 맥주인 카마쿠라 맥주를 보았다. 한 병 사 마셨다. 카와고에에 갔을 때도 그곳의 맥주를 보았다. 카와고에의 맥주는 코에도 맥주로 불리고 있었다. 종류가 세 가지나 되었다. 코에도는 작은 에도라는 뜻이고 에도는 도쿄의 옛날 이름이다. 코에도는 카와고에의 애칭이다. 점심 때 식당에서도 사 마시고, 길거리를 걷다가 상점에서도 한 캔 사 마셨다.
그 지역에서 가서 그 지역만의 맥주를 사 마시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으나 한 가지 주저스러운 점은 있었다. 지역 맥주가 맥주값이 은근 비쌌다. 거의 술집에서 마실 때의 가격이었다. 우린 지역 막걸리라고 더 비싸게 받는 경우가 없는데 일본은 지역 맥주가 예외없이 비쌌다. 멀리서 와서 마시는 건데 똑같이 받으면 안될까 싶었다. 카마쿠라 맥주는 무려 550엔이나 했다. 코에도 맥주는 조금 저렴했지만 그래도 널리 알려진 맥주 가격보다는 비쌌다.
그래도 일본에 가서 가장 좋았던 것은 맥주 가격이었다. 한국에서 세일했을 때의 가격보다 저렴한 경우가 흔했다. 언제 이 가격에 마셔보나 싶어서 저녁 때만 되면 편의점을 피해 마트를 찾고 그곳에서 맥주를 골랐다. 그것이 나에겐 일본 여행의 가장 큰 재미 중 하나였다.

일본 지역 맥주
Photo by Kim Dong Won
2016년 3월 28일 일본의 카와고에에서

2 thoughts on “지역의 맥주

  1. 여행의 소박한 즐거움을 만끽하셨군요.^^
    편의점만 가도 아사히, 삿포로, 산토리, 기린 등 전국적인 맥주값이 우리보다 쌌던 것 같은데,지역 맥주 우대책을 쓰나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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