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산의 등산로 초입에서 복숭아나무를 여럿 보았다. 복숭아나무를 어떻게 알겠는가. 복사꽃을 보았다는 얘기이다. 내가 멀리서도 곧잘 알아보는 꽃이다. 분홍빛 색깔 때문에 다른 꽃과 확연하게 구별이 된다. 내가 좋아하는 꽃이기도 하다. 꽃을 보고 있는데 누군가 벚꽃이라면서 지나간다. 벚꽃은 피기 전에는 매화의 자리를 밀어내고 그 이름을 차지하더니 지고난 다음에는 또 복사꽃의 자리를 밀어내고 그 이름을 차지한다. 복사꽃도 알고 지내는 것이 좋다. 물론 벚꽃만 알아도 괜찮다. 하지만 벚꽃은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 복사꽃도 모르고 벚꽃도 모르는 상태일 수 있다. 복사꽃도 알아야 벚꽃을 비로소 알게 될 수 있다.
2 thoughts on “복사꽃과 벚꽃”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저는 복사꽃보다 살구꽃이 더 마음에 와 닿습니다.
어릴적 집앞 언덕에 커다란 살구나무가 있어서 살구꽃도 보고
살구가 노랗게 잘 익어서 떨어지면 주워먹고는 했었지요.
저희 아파트 마당에도 살구꽃이 한그루 있습니다.동네에 은근 살구꽃이 많더군요. 복사꽃은 드문 편이어서 산으로 나서야 볼 수가 있었어요. 그래도 올해는 복사꽃을 많이 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