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의 정표

Photo by Kim Dong Won
2022년 4월 21일 서울 도봉산에서

복사꽃이 푸른 잎을 들고 서 있었다.
꽃은 속삭인다.
잎이 떠나는 꽃의 정표라고.
꽃은 떠나도 정표는 남는다.
꽃은 겉으로 드러낸 마음 같은 것이다.
마음은 바깥으로 드러내 주고 받을 때는 오래갈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러하질 못하다.
하지만 정표는 길고 오래 간다.
꽃의 뒤로 잎이 가을까지 가는 이유이다.
봄날에 잠깐 마음을 주고 받은 뒤,
우리는 정표를 끼고 길고 오래 함께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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