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그물이 배위에서 내리고 거두는 것은 아니다. 바닷가에 세워놓으면 바닷물이 들어와 물고기를 채워주고 가는 그물도 있다. 개막이 그물이라 부른다. 개는 강이나 내에서 바닷물이 드나드는 곳을 일컫는 우리말이다. 개막이 그물은 말하자면 개에 물길을 막듯이 쳐놓은 그물이다. 물이 들어왔다 돌아갈 때쯤 나가 바다가 건네는 물고기를 받아 돌아온다. 바다는 물고기를 들고 와서 선물처럼 그물에 놓고 간다. 개막이 그물을 하나 갖고 있으면 매일 선물을 받는 삶을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