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의 흐린 아침

Photo by Kim Dong Won
2013년 10월 19일 강원도 묵호항 앞바다에서

묵호항 앞바다의 하늘이 잔뜩 흐리다. 사실은 구름으로 짠 그물을 하늘 가득 드리운 날이다. 말하자면 눈부신 아침해가 구름에 걸려 풍요로운 하루를 낚은 날이다. 그물코 사이로 하루의 대어가 살짝 비친다. 잡은 하루는 항상 우리의 것이다. 모두가 아침해를 볼 수 없는 날이라고 말했으나 구름의 그물에 낚은 아침이 우리의 것인 날이다. 돌아온 만선의 배처럼 구름이 그 아침을 우리의 세상에 풀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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