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이 짙어지면 난 나무 밑을 찾아드는 걸 좋아합니다.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곳의 그늘이 주는 시원함 때문이죠.
하지만 그곳의 그늘에서 잠시 쉬다가 일어설 땐
꼭 하늘을 한번 쳐다보는게 좋습니다.
그러면 머리맡에서 나무가 푸른 처마를 내밀고 있습니다.
나무가 푸른 처마가 되면 나는 그늘에서 쉬고 있었던게 아니라
잠시 비를 피해 처마밑으로 피신했던 사람이 됩니다.
물론 하늘은 맑고 푸르기만 합니다.
맑은 날은 그래서 비가 아니라
나무의 푸른 처마밑으로 푸른 하늘이 쏟아집니다.
나는 가끔 처마밑에서 쏟아지는 비를 피하고 있다 보면
빗속으로 뛰어나가 그 비를 온통 다 맞고 돌아다니고 싶은 충동을 느끼곤 하는데
나무의 푸른 처마밑으로 쏟아지는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노라면
그때도 똑같은 충동이 나를 부추깁니다.
그런 날, 나는,
쏟아지는 푸른 하늘을 다 맞고 돌아다니다 집으로 돌아오곤 합니다.
**주의: 부작용.
비에 못지 않게 땀에 젖을 수 있으며,
하늘에 젖다 보면 피부가 까맣게 물들 수 있음.
자외선 차단제(썬크림) 바르고 즐겨요.
2 thoughts on “나뭇잎 처마”
어린시절 뒷동산 무지 큰 호두나무에 그네가 매어있었죠.
언제나 저보다 큰 언니들이나 오빠들의 차지여서 타볼 기회가 없었어요.
소심하게 늘 아무도 없을때만 기다려 타곤했는데.^^
그 호두나무가 여전할지 갑자기 궁금해져요.
나무에 대한 추억들은 한결같이 아름답고
나이들어서는 저도 동네 할머니들처럼 나무밑에서 화투치며 놀고있지않을까.^^
고스톱 배워야하는데.ㅋㅋ 아~왜이리 못하는게 많은거야 싶지만 실은 제가
원치 않기때문에 못하는 것들이죠.
올림픽 공원가도 숲속에서 고스톱 치는 사람들이 간간히 눈에 띄더군요.
저도 그거 거의 안해요.
나무가 있으면 그냥 나무랑 놀기도 바빠서…
그 밑에 누워있으면 나무 품에 누워있는 느낌도 들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