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의 기호가 70년대에서 멈추었다고 생각했다. 70년대 노래 중에서도 락을 좋아했다. 이글스의 Hotel Califonia, 딥퍼플의 Smoke on the Water, 레드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과 같은 곡들이 대표적이다. 최근의 곡들은 거의 알지를 못했다.
그런게 아니었다. 애플 뮤직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에어팟 프로를 사면 제공하는 6개월 이용권이 계기가 되었다. 몇 곡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찾아들었다. 찾은 노래를 다 듣고 나자 혹시 이 노래도 너의 취향이 아니냐는 듯 노래들이 자동으로 재생되기 시작한다. 그렇게 해서 정경화의 노래를 듣게 되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바이올린 연주자가 아니라 우리나라 가수 정경화였다. 찾아보니 신촌블루스의 객원 보컬이었다고 한다. 상당히 내 취향이었다.
내 음악 취향이 70년대에서 멈춘 것이 아니었다. 그 뒤로도 내 취향의 음악은 꾸준히 나왔으나 내가 몰랐을 뿐이었다. 애플 뮤직은 며칠이라도 그런 음악들을 들려줄 수 있다는 듯이 음악을 골라냈다. 나는 내 취향의 음악에 갇히고 말았다.
처음에는 그냥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를 디지털 시대의 음악 서비스에 불과하려니 생각했다. 그러니까 음악을 제공하는 이 시대의 방식으로 생각했을 뿐, 그 이상으로 생각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렇질 않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단순히 음악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듣는 음악으로 내 음악 취향을 살피고 그 음악으로 나를 그속에 하루 종일 가두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