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집에 들렀다. 잠자던 고양이가 벌떡 일어나선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집 놔두고 어딜 쏘다니다 이렇게 오랫만에 집에 오는 거냐고 했다. 왜 너도 나가서 같이 돌아다녀 볼래라고 했더니 고양이가 자신은 고양이라서 그런 개고생은 못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럼 내가 개냐라고 했더니 누구나 고생심하게 하면 다 개가 되는 거라고 했다. 개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고생하지 않고 편안하게 돌아다녀야 겠다 생각했다.(고양이가 자신이 고양이란 것에 대해 상당히 긍지를 느끼는 것 같아 오뉴월 개팔자 얘기는 하지 않았다. 그 얘기를 하면 그럼 자기가 지금 개냐고 크게 상심할 것 같았다. 나올 때 늘어져서 자고 있는 모습을 보니 딱 오뉴월 개팔자이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