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 반찬이 있는 아침상을 차렸다. 그렇다고 아침을 했다고 하기는 민망하다. 밥은 흰쌀밥이다. 원 플러스 원 행사를 하길레 잽싸게 사둔 것이다. 포장의 윗부분을 뜯고 전자렌지에서 2분 돌렸다. 국은 된장아욱국이다. 봉지를 뜯어서 가스렌지에서 2분 데웠다. 밥과 동시에 해서 밥이 다 되었을 때쯤 국도 뜨겁게 데워져 있었다. 간혹 옆집에서 된장국 냄새가 솔솔 넘어올 때가 있었다. 혼자 사니 된장국 같은 것은 끓여먹기가 힘들구나 했었다. 하지만 세상을 알고 나니 그게 아니었다. 오늘은 드디어 된장아욱국을 먹기에 이르렀다. 반찬은 9종 세트이다. 하지만 나는 9첩 반상이라 부르고 있다. 냉장고에서 꺼낸 뒤 포장을 뜯고 뚜껑을 연 것이 내가 한 전부이다. 상을 따로 차리진 않는다. 맥북이 놓여있는 작업 책상의 한 귀퉁이에 놓고 먹는다. 나중에 우유도 한 잔할 예정이다. 아침을 너무 호사스럽게 먹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