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그녀

Photo by Kim Dong Won
2006년 9월 8일 전남 고흥에서

전남 고흥의 한 모텔에서 묵은 적이 있었다. 자고 있는데 달빛이 들어와 잠을 깨우더니 놀자고 했다. 할 수 없이 그 밤에 깨어 달빛과 놀았다. 하지만 밤을 새서 놀진 못했다. 피곤했던 나는 잠시 달빛과 놀다 다시 잠에 들었다. 달은 내가 잠이 든 뒤에도 밝은 눈빛으로 그 밤을 내내 혼자 놀았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그제서야 달은 산을 넘어 자러가고 있었다. 내 곁엔 함께 살다 여행온 한 여자가 누워있었다. 지난 밤에 내가 놀았던 것이 달빛이었는지, 그녀였는지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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