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엽의 잎

Photo by Kim Dong Won
2023년 11월 27일 서울 방화근린공원에서

활엽의 잎은 떨어지면 잎이지만 침엽의 잎은 떨어져선 무수한 선이 된다. 선은 경계를 긋는 것이 본능이지만 침엽의 잎은 선을 그으면서도 경계로 삼지 않는다. 아니 짧은 선들을 무수히 그으면서 선으로 선을 어지럽혀 오히려 경계를 지운다. 선에 내재한 경계의 본능을 지우면서 가을마다 지상으로 침엽의 잎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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