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나무들의 세상입니다.
숲이 한창 때 진초록으로 무장을 하면
심지어 햇볕 쨍한 한낮에도 빛이 숲속을 넘보질 못합니다.
빛은 그냥 나무의 머리맡을 얼쩡거리다가 헛물만 삼키고 말죠.
하지만 가을이 되면 좀 얘기가 달라집니다.
나뭇잎을 털어내면서 숲의 나무들이 여기저기 빈틈을 보이기 때문이죠.
빛은 그 빈틈을 놓치지 않습니다.
빛의 각도가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는 아침 나절이나 저녁 때는
특히 숲속을 파고들어 그 속으로 길게 몸을 눕히곤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빛이 숲속으로 파고들면
그때부터 빛의 장난이 시작됩니다.
우선 평탄한 숲길에선
빛이 나무 그림자를 줄줄이 엮어 사다리길을 펼쳐놓습니다.
틈이 여기저기 벌어진 위험한 사다리길이지만
사람들은 절대로 발이 빠지는 법이 없습니다.
빛의 장난은 실패로 돌아가지만
걔중에는 나무 그림자를 골라 밟아가며
조심스럽게 그 길을 가는 사람도 나타나곤 합니다.
어떤 사람은 빛의 허방만 골라서 밟으며 빛을 놀리기도 합니다.
어쨌거나 가끔 그렇게 빛의 장난을 함께 즐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빛이 스며들면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있던 경사면도 그냥 경사면이 아닙니다.
빛이 스며든 순간, 그곳에선 빛이 나무들의 등을 밀고,
그러면 나무들은 그림자를 타고 일제히 아래로 미끄러져 내려갑니다.
야호, 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립니다.
평생을 한자리에 붙박혀 있던 나무들이 미끄럼을 타고 노는 신나는 순간입니다.
그러다 구름이 빛을 거두어들이면
어느새 나무의 원래 자리로 돌아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굳건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서 있습니다.
그렇지만 빛이 다시 고개를 내밀고 숲으로 찾아들면
또 일제히 그림자를 타고 미끄러져 내려갑니다.
볕좋은 날, 가을숲에 가면
빛과 숲의 장난을 함께 즐기며 놀 수 있습니다.
11 thoughts on “숲과 빛”
축하드려요~~~
베스트로 뽑히실만 하죠. 사진이 되실 뿐 아니라 글까지 되시니 말이죠.^^
베스트 오브 베스트도 강추예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좀 걱정을 했는데
손을 봐두었더니 아무렇지도 않네요.
아침에 확인했더니 벌써 하루 트래픽의 25퍼센트를 썼더라구요.
항상 그림 파일같이 덩치큰 파일이 문제예요.
앞으로는 어디로 보내려면 파일은 제 컴퓨터의 서버에 두어야 겠어요.
오마이뉴스가 되면 이런 불편은 없는데…
개편하면서 이상하게 되가지고 그만…
헉..2천이 넘는 방문객.^^
역시 아름다운건 모두들 알아보나봐요.^^
저 낙엽쌓인 비탈길을 뒹굴어보고 싶은 충동이.^^
어제 오늘, 아마 남한산성은 길좀 막혔을 것 같아요.
저녁 때 이미 차들이 줄을 서서 올라오더라구요.
와서 인터넷 보니까 그곳에 할매 순두부라고
싸고 맛있는 집이 있다고 나와서 좀 아쉬웠어요.
점심 먹은 데가 별로 였거든요.
그래도 단풍은 참 좋았어요.
와~~이제야 봤는데 포토 베스트에 뽑히셨어요?
축하드려요~^^
감사합니다.^^
포토베스트의 맨앞자리에 걸렸을 땐 한시간에 천명이 다녀갔더군요. 그 다음 시간엔 600명. 하루치 트래픽을 두 시간에 다 써버렸어요.
전 제 블로그 통계를 다 집계해서 보거든요. 다음의 웹인사이드라고 다음에서 제공하는 통계 서비스예요. 시간 단위로 접속자 수도 알려주고 그러는 서비스랍니다.
아, 티스토리는 다음에서 하는 거기 때문에 그냥 신청만 하면 아무런 코드 설정없이 곧바로 살펴볼 수 있어요.
지금 첨 보았어요.
동원님 블로그 방문객이 엄청나게 많네요. 햐~ 무지 부러워요.
오늘아침 버스타고 언양오면서 차창밖을 보니
가을빛이 정말 곱더군요.
빛이 없으면 나무의 가을색도 예쁘게 나올 수없죠.
동원님 정말 대단하세요.
어제 다음의 블로거 뉴스라는 곳에서 포토 베스트에 뽑히는 바람에 그렇게 됐어요. 용량 초과로 10시반부터 접속이 막히기까지 했답니다. 오늘은 그림 파일을 내 컴에서 서비스하고 있으니까 그런 일은 없을 거예요.
아무 산이나 나가도 단풍이 좋을 거 같아요. 아직 남쪽이라 좀 기다려야 할려나요. 여긴 지금이 가장 좋은 때인 거 같아요.
내일도 예쁜 단풍 올려드릴께요.
새삼 반가와요~
항상 열린 공간이 닫혀있으니깐
좀 이상하더라구요. ^^;
여긴 여전히 가을숲길을 걷게만드네요.
그게 그만 엄청난 인원이 몰려드는 바람에…
한번 용량 확대하는데 5천5백원이 들어서 한번은 했는데 돈이 아까워서 두번은 못하겠더라구요. 10시반 경에 용량 초과가 되어 버렸어요. 내일 또 그러지 않을까 걱정이예요.
당분간 뉴스로 발행을 하지 말아야 겠어요. 이렇게 몰릴 줄 예상을 못해서…
밤에도 환한 숲길을 걷다가 달콤한 잠에 드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