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길의 봄

Photo by Kim Dong Won
2017년 2월 21일 서울 암사동에서

흙길은 봄을 온몸으로 예감한다. 콘크리트 길에선 어림도 없는 일이다. 겨울에 굳게 받쳐 들었던 당신의 무게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속절없이 무너지는 연약한 시절이 오면, 흙길은 안다. 봄이 멀지 않았음을. 봄은 많은 곳에서 꽃으로 오지만 흙길에선 질척거리며 온다. 질척이는 그 길에 찍힌 당신의 발자국이 그 길에선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 꽃망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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