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과

Photo by Kim Dong Won
2024년 5월 3일 서울 천호동에서

비바람이 불면 살구가 떨어진다. 가지끝에서 주황의 열매를 꿈꾸었지만 때로 꿈이 연두빛에서 마감된다. 열매는 제대로 익으려면 꿈에 악착같이 매달려야 한다. 우리가 맛보는 다 익은 열매는 꿈의 맛이다. 비바람 속에서도 놓지 않는 꿈이 열매를 만든다. 하지만 때로 비바람 앞에서 열매가 꿈을 놓기도 한다. 그래도 괜찮다. 힘들면 놓는 것도 괜찮은 일이다. 꿈은 한때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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